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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의료시술 맞춤 시대

벌써 20년 가까이 의술 분야에서 일해 오면서 겪은 변화를 생각해 본다. 처음 부인과 수술 집도의로 메스를 들었던 갓 서른살을 향하던 무더운 여름이 기억 난다. 당시 서울 시내의 종합병원에서 5년간 산부인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후 대구 군의학교와 영천 3사관학교에서 훈련을 마치고 공군대위로 임관해 한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경북 북부에 위치한 이 병원은 정부의 차관으로 설립된, 당시로서는 현대시설의 지방 종합병원이었다. 북유럽 최신 장비와 의료진들의 진료가 이루어지던 병원으로 수련의를 마친 나에게는 수준 높은 의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당시 의술은 여러 면에서 지금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 후 수 차례 팰로십과 전문의로 근무하다 이제는 맨해튼 한 대학병원에서 상담실과 수술실을 오가며 진료하게 되었다. 지난 20년간 부인과 의료의 가장 큰 변화는 치료방법의 다양성과 최상의 치료 선택에 있다. 동일한 병으로 판단돼도 여러 종류의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는 놀라울 만한 다양한 선택의 범위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의학 연구와 기술개발이 상호 경쟁적으로 상승 작용한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 상담실에서 환자와 함께 각종 검사 결과와 첨단의 핵자기공명촬영(MRI) 영상을 컴퓨터로 보면서 필요한 수술 디자인을 상의한다. 여성의 흔한 부인과 질환인 자궁근종의 경우 장기 전체를 제거하기 보다는 자궁을 보존하는 근종절제술을 일차적인 치료 방법으로 선택하며 이에 필요한 복부와 자궁의 절개, 봉합을 사전에 계획하여 시술하고 있다. 향후 자녀출산 여부 외에도 장기를 보존하고자 하는 현대사회의 문화적, 종교적, 개인적인 이유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술 후 생업 전선에 신속한 복귀를 위한 최적화된 수술날짜의 선택은 실로 최첨단 수술 장비인 로봇과 첨단 의료영상기술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현대의학의 결실이기도 하다. 또한 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여 다양한 인종의 여성들이 수혜자가 되고 있다. 일반적인 통계에 따르면 고학력의 전문직 여성일수록 치료 시작 전 병에 대한 자세하고 전문적인 수준의 이해와 수술 이후 신속한 회복, 정상생활 복귀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추세다. 이와 같은 요구는 고가의 첨단 의료장비를 운영하고, 의료인들에게 고난이도 기술 습득을 위한 교육 비용의 상승과 전반적인 고학력화를 초래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의사의 길을 꿈꾸는 젊은 의료인들에게는 더욱 길고 고된 배움과 수련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쳐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의 맞춤화는 여성들의 치료에 대한 만족도 향상, 사회적인 생산성 증대라는 면에서는 그 순기능을 찾을 수 있다. 의료의 맞춤화와 기술화는 업무일과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예전에는 수술 대기실에서 불안 해하던 중년 부인의 손을 잡으며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고 안심시키던 손은 이제는 상담실 컴퓨터의 마우스와 자판을 오가며 자료를 분석하고 다양한 언어로 자세한 설명을 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당시 수술용 장갑에 쥐어졌던 수술기구들은 맨손으로 조종되는 로봇 콘솔의 조이스틱으로, 장시간 체중을 지탱하던 발은 콘솔의 페달을 바쁘게 조작하는 것으로, 마스크에 가리워졌던 목소리는 마이크로폰을 통해 온 수술실에 방송돼 정확히 필요한 것을 지시한다. 이러한 기술의 개발과 진료 업무의 변화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절개와 최대한 만족스러운 치료결과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의료기술의 발전과 혁신적인 장비의 개발 그리고 고급화에 힘을 입었기 때문이다. 현대는 다양하고 선진화된 의료기술이 개인의 최적화된 조건에 맞추어 가는 시대가 되었다.

2011-03-10

[전문가 기고] 여성 호르몬의 중요성

부인과 분야에서 여성호르몬의 중요성에 관한 관심은 가히 짐작하리라. 많은 동료는 나의 진료 업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고 난이도 로봇 수술과 내시경 수술 외에 여성호르몬에 관한 강의나 발표를 할 때 상당히 놀라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여성호르몬에 관한 부인과학은 상당한 정도의 기초과학과 분자생물학 연구로부터 그 이론을 개발한다는 점이, 복잡한 장치를 사용하며 긴 시간을 수술 치료에 할애하는 그들의 일상적인 기대와 상반되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부인과학에 관한 열정이 부인과 수술집도 의사 이상이라는 것을 증명함으로 그에 대한 답변을 하게 한다. 구체적으로 나의 박사학위 논문은 여성호르몬과 유방암의 분자생물학 연구에 관한 것이고, 미 부인과 관련 학회와 일본 부인과 학회로부터의 학술 수상 경력이 호르몬과 여성질환의 분자 생물학적인 연구였다는 것, 그 외 다수의 저서가 이에 관한 것이라는 게 증명이 된다. 근래 맨해튼에 있는 뉴욕대학 상담실을 찾는 다양한 환자분들과 자주 논의 되는 여성호르몬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자. 첫째로 갱년기와 폐경기에 시행되는 호르몬 대체 요법의 안전성에 관하여 상당한 혼돈과 비판이 지난 10년간 있어 왔다. 이에 관한 한 대다수의 부인과 의사들 조차도 확실한 지식에 기초한 진료를 어려워하고 있는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답변은 지난 10~20년 사이 관계 저서들을 분석하면 명백해 진다. 호르몬 대체요법의 심혈관계와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지적했던 문헌에 그 자체의 분석적인 오류가 있었던 것이 몇 년 전 밝혀졌다. 때문에 이 문제는 상당할 정도로 정상적인 방향으로 돌아 왔으며, 미 부인과학회의 공식적인 지침도 필요한 경우 호르몬 대체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기술하고 있다.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지나친 걱정과 우려는 더 이상 과학적이지 않다고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둘째로 부인과 수술치료 중 난소제거의 이득과 손실에 관한 것이다. 여성의 난소는 폐경기 이후에도 남성호르몬 성분을 분비하게 된다. 이는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됨으로 여성의 골밀도 유지와 심장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별히 전체 난소를 제거 해야만 하는 악성 부인질환의 경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예에서 질환 부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대부분의 난소를 보존하는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 나의 일반적인 치료의 선택이다. 예외로는 유전적인 난소와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으로 제한된다. 이 경우는 조기 난소제거로 인한 난소암과 유방암 발생 예방이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증가 보다는 더 중요하다는 논리에서다. 셋째로 유방암 치료에 부가적으로 사용되는 호르몬 관계 치료약물의 선택에 관한 것이다. 이는 복잡한 여성내분비학과 기초의학적인 이해를 필요로 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상담하고 있는데 그 문제는 다음과 같다. 현재 사용 되고 있는 타목시펜, 라록시펜, 아리미덱스는 여성호르몬의 대부분을 이루는 에스트로겐과 경쟁적으로 작용하거나 에스트로겐의 합성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유방수술 집도의사나 내과 종양학 전문의사로부터 한가지 또는 두가지 이상의 복합처방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복잡하여 추가적인 상담으로 효과의 최대화, 부작용의 최소화가 중요하다. 바야흐로 21세기 의학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약물과 수술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어떠한 약물은 많은 도움을 주는 반면 부작용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지난 20여 년 부인과 분야의 약물치료, 최첨단 수술치료와 기초과학에 몸 담아온 나는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얼마나 알고 있고 할 수 있다는 것 이상으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오늘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 후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기에 우리는 더욱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 송준 NYU의대 교수·산부인과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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